北, 정상회담 제안 비밀접촉 공개....... 뒤통수 때린 北 신 문 방


    [北, 정상회담 제안 비밀접촉 공개]

              회담 매달린 南, 뒤통수 때린 北

[동아일보] 2011년 06월 02일(목) 오전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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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南이 세차례 정상회담 제안” 지난달 9일 이후 베이징 등서 비밀접촉 공개
“천안함-연평도 사과 전제 6월, 8월, 내년3월 회담 제안”… 최소 2차례 만난듯

                 

북한은 지난달 9일부터 중국 베이징 등에서 열린 남북 비밀접촉에서 남측이 ‘남북 정상회담을 세 차례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선(先) 핵 포기와 두 사건(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계속 떠들면서 적대시 정책을 고집하는 한 최고위급 회담 개최는 있을 수 없다”며 정상회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1일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이 남북 비밀접촉에 나왔다고 공개하고 “이들은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 내놓자고 하면서 우리 측에 제발 좀 양보해 달라고 애걸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남측이) 이미 정상회담 관련 일정을 모두 잡아놓고 있다고 했다”며 두 사건에 대한 문제가 타결되면

     △ 5월 하순 장관급회담을 열어 합의사항을 선포하고

     △ 6월 하순 판문점에서 1차 정상회담

     △ 8월 평양에서 2차 정상회담

     △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3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흉심을 위해 앞뒤가 다르고 너절하게 행동하는 이명박 역적패당과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남측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비밀접촉을 주관하는 통일부 장관 현인택, (국가)정보원장, 대통령실장, 그리고 파견된 사람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으니 북측도 꼭 비밀에 부쳐 달라’고 거듭 간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자들이 이명박 역도의 ‘베를린 제안’ 당위성을 선전할 목적 밑에 비밀접촉 정형(정황)을 날조해 먼저 여론에 공개했다”며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18일 “이 대통령의 ‘베를린 제의’가 북한에 전달됐다”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남측에 책임을 돌렸다.

남북은 지난달 9일 북한 개성에서 첫 접촉을 갖고 이어 14일경 베이징에서 추가 접촉을 갖는 등 최소한 2차례 이상 비밀접촉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구체적 접촉 날짜와 장소를 밝히지 않은 채 ‘5월 9일부터 비밀접촉 마당에…’ ‘베이징 비밀접촉 정형’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자신들의 대표로 누가 참석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비밀접촉 공개 직후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접촉자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후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 발표는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으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며 “이런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비공개 접촉에서는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시인하고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하면 그 바탕에서 남북관계가 풀리고 그 형식의 하나로 고위급회담, 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공개 접촉 내용과 참석자까지 공개한 것은 국제적인 관례로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소식통도 “그동안 북한이 여러 차례 남측에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이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과 맞물린 정상회담 논의를 일방적으로 폭로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의 깜짝 공개로 드러난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두고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했던 ‘투명하고 원칙 있는 남북관계’와는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 후반기가 되면 남북 정상회담의 유혹을 느끼는 고질병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영식 기자 /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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